2024.04.20 (토)

기상청 제공
공기업 빚 청산 서둘러야 한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공기업 빚 청산 서둘러야 한다

 빚더미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발등의 불이 됐다.

 알만한 공공기관이 지출해야 하는 부채 이자비용이 하루평균 214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공기업은 할 만한 모든 돈 잔치를 다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부채 상위 12개 공공기관이 지난 5년간 직원에게 지급한 보육비·학자금은 2천278억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은 해외에서 학교에 다니는 직원 자녀에게도 학자금을 지급했다.

 수자원공사는 5년간 59명에게 총 5억5천166만3천원의 해외 학자금을 지원했다. 평균 1인당 935만원 가량의 유학비를 지급한 셈이다. 광물자원공사도 같은 기간 해외 중·고등학교 학자금을 1인당 1천46만9천원 지원했다.

 도로공사는 해외 대학 학자금도 대줬다. 5년간 해외 대학에 다니는 120명에게 1인당 195만9천원씩, 총 2억3천515만원을 지출했다.

 경조금·유족 위로금 부분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눈에 띄게 금액이 컸다. 한전은 직원이 업무상 사망하면 1억5천만원의 유족 위로금을 기관 예산으로 지급한다. 여기에 '본인 사망' 경조금 2천만원도 추가로 준다.

 수자원공사는 업무상 사망 직원 유족에게는 5천만원, 업무와 관계없이 사망한 직원 유족에게는 2천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업무상 공상으로 휴직하는 직원에게 보수 전액을 지급하는 기관도 상당수였다. LH와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사기업이라면 직원 사기를 위해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국민 세금에 기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인데다 과다한 부채마저 떠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12개 기관의 부채 총액은 무려 412조3천418억원이다. 295개 전체 공공기관 부채(493조원)의 83.5%에 이르는데다 올해 한국 정부 예산 355조원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LH와 한전, 철도시설공단, 석유공사, 철도공사, 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다.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차제에 왜 공기업이 이같은 빚더미에 나 앉게 됐는지 명확하게 분석하고 빚을 덜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공기업이 부도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