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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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새 성전 축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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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새 성전 축성식

천주교 인천교구 간석2동성당 성전 봉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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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인천교구 간석2동 성당 전경/사진촬영 = 사진작가 유재형>

 

 53010시 천주교 인천교구 간석2동 성당이 공사 시작 5년 만에 정신철 요한세례자 교구장과 교구 사제단의 집전으로 새 성전 축성식이 이루어졌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교구 사제들과 내빈, 그리고 공사에 설계를 담당한 오퍼스, 시공을 담당한 보정건설 시공사와 성전 전체적인 공간디자인과 성미술 디렉터, 건축위원, 사목위원 등이 참석하여 1부는 대성전 축성식 미사로, 2부는 축하식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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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세례자 주교 집전 축성식 미사/인천교구 홈페이지 캡처>  

 

축성식 미사를 집전한 정신철 요한세례자 주교는 강론을 통해 성전은 기도하는 곳으로 거룩한 제사가 봉헌되는 곳이기에 하느님을 향한 찬미의 노래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기도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며, 그동안의 김성휘 요셉 주임신부와 신자 모두에게 수고의 말씀을 전하였다.

 

간석 2동 성당은 시민과 함께하는 2020년 인천시민 건축상과 건축문화 발전과 도시미관 증진에 기여한 2020년 인천광역시 건축 우수상을 수상한 건축물이다.

  

간석2동 성전 건축물은 건축물 하나하나가 의미가 들어 있는 건축으로 되어 있다. 이 건물은 천상의 세계, 인간의 세계, 기계의 세계로 나누어 이루어졌다고 성전 축성식에 새 성당의 모든 것을 안내한 이 성전을 허물어라 사흘안에 다시 세우겠다.”의 책을 통해 성당의 건축 내용을 알아보기로 하였다.

  

성전 건축 모습을 김성휘 요셉 주임신부님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간 디자인 및 성 미술 디렉터로 참여한 김지연(마리스텔라) 작가의 설명을 바탕으로 성전 건축의 내용을 조명해 보기로 하였다. 

 

성전 건축을 시작하게 되면 가장 먼저 어떤 성전을 건축할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되고, 아름답고 실용적인 성전을 지으면 된다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건축의 지형적 경제적 제약에 더해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것이 과제로 남는다고 하였다.

  

성전에 담아야 할 수많은 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재료로, 어떤 색감으로 담아내야 비로소 하느님과 인간을 위한 집이 될지, 우선순위를 무엇에 두어야 할지, 처음에는 참으로 막막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해결점은 성경을 통해 드러난 성전의 의미부터 되새겨 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성경에서 말하는 성전 건축은 기능적 공간을 넘어서 하느님의 존재와 그분과 맺은 인간을 위한 곳으로 그곳에서 역사가 기억되고 기념이 되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용서와 일치가 이루어진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교회만이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해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성전은 기능적 공간으로서 역할을 넘어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 그분과 인간의 인격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성전의 의미를 되새기며 간석2동 예수부활 성당은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염두에 두었다.

이전 성당의 소중한 기억이 남아 있는 지속성, 2. 예수부활 성당이라는 정체성, 3. 교회 예술품으로서 그에 걸맞는 공간과의 조화와 통일이며

  

이에 따른 성서적 주제 역시 세 가지로 1.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 2. 빈 무덤. 3. 성모님의 Fiat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로 정하였다.

 

구세사의 시작 창조의 순간은 모든 경계가 열리는 순간입니다. 창조의 기운, 곧 하느님의 영이 물 위를 휘감고 있는 그 순간은 성령으로 인한 성모님의 잉태와 예수님께서 묻히셨던 무덤속 신비로 이어지게 된다.

 

태초의 우주, 성모님의 모태, 예수님의 무덤은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곳이었습니다. 빛이 생겨라 라는 하느님의 첫 말씀으로 세상은 생명이 가득하고 생기 넘치는 곳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계획과 의지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통해 영원한 생명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이 원대한 구세사 여정은 성모님의 순명으로 시작되었고, 예수님께서 열어주신 이 구원의 길을 성모님이 이어나갔던 것처럼 믿는 이들의 공동체 역시 이 여정을 함께 올라선 것임을 건축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간석 2동 성당의 구성은 크게 3층 구조로 되어 지하 2층은 주차장과 작업실, 기계실이 배치되어 기술의 세계로, 지하 1층은 소 성전과 교육관, 교리실 사무실 카페 등 공동체의 각종 모임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친교의 세계를, 지상 1층은 대성전과 마당과 같은 높이로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는 천상의 세계로 표현이 되었다.

 

간석2동 새 성전은 단순히 돌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구조물을 넘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나눔과 일치, 친교의 기쁨을 체험하길 바라는 공동체의 희망을 담고 있는 곳이다.

 

성전 전체 외벽을 형성하는 회색의 청고벽돌은 예수님께서 묻히셨던 돌무덤을 상징하며, 성전 역시 삶과 죽음을 모두 품고 있는 곳이며 세상에서 죽고 그리스도를 입음으로써 새로이 태어나는 어머니의 배속과도 같은 곳으로 빛과 어둠의 대립이 아니라 부활을 확신하는 빛을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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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무덤을 상징한 청고벽돌로 지어진 간석2동 성당 전경/사진촬영 = 사진작가 유재형>

 

대성전은 정면 18개 구획으로 나누어진 상당부는 내부 대성전 입구 18개로 이루어진 문살과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또한 성전 외부 마감재와 성전 입구 벽면의 재료는 동일한 청고벽돌로써 내, 외부를 경계 짓지 않고 소통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대성전 문은 좌, 우 서로 대칭으로 살 사이 표현된 2개의 촛불은 구약의 12지파와 신약의 열두 사도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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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에서 본 성전 내부/사진촬영= 사진작가 유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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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연(악수하다)3680mmx2780mm, 월넛(목재), 마우스블로운 안티크글라스, 납선 기법/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제대의 십자가는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이 단순함과 간결함은 부활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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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덕 작품 (십자가이자 부활하신 예수님) 1650x1720mm, 브론즈/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세상의 빛인 감실의 빗살무늬와 원형 형태는 시작도 끝도 없는 창조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우주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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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선 작품 (세상의 빛) 450x350x350mm 적동, 순금, 색유리/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성전을 품고 있는 푸른 빛은 교회의 전통적 빛깔이며, 생명을 품은 지구의 빛깔, 노예살이에서 벗어나 이스라엘 백성이 건넜던 홍해의 바다 빛도 푸른색이며, 태초에 어둠을 뚫고 처음 태어난 세상의 빛처럼 성모님의 한마디 Fiat 그대로 이루어 지소서로 시작된 인류 구원의 빛 역시 푸른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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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작품으로 유리재에서 제작(성모님우리의 어머니) 1000x6500mm 14개소마우스블로운 안티크글라스 납선기법/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성전 안 스테인드글라스는 좌, 우 대칭으로 이루어진 각 7개의 측면 창이 성전 전체를 안고 있다. 창의 푸른빛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여 매일 다른 모습의 성전을 연출하고 있으며, 성전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구원사를 담고 있는 전통적 유리화와는 달리 빛과 공간과의 연관성을 더 강조하기 위하여 구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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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밝아올 때, 김지연 작품으로 유리재에서 제작(성모님, 우리의 어머니)1000x6500mm, 마우스블로운 안티크글라스 납선기법/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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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좌측창 김지연 작품 유리재에서 제작(성모님우리의 어머니) 1000x6500mm마우스블로운 안티크글라스 납선기법/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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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우측창 김지연 작품(성모님우리의 어머니) 1000x6500mm마우스블로운 안티크글라스 납선기법/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십자가의 길은 이전에 사용했던 어두운 새깔의 브론즈 작품을 동일한 디자인으로 유지한 채 백옥으로 다시 제작되었으며, 14처의 순백색은 전통적으로 무죄함을 뜻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죄를 수난의 피로써 깨긋이 만드신 예수님의 사랑을 상징며 신자들의 시선을 온전히 제대 위를 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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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작품(낮춤의 길, 십자가의 길 백옥) 450x450mm, 백옥, LED조명, 14/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성체가 모셔진 성체조배실은 무한한 하느님 앞에 압도되는 것만이 아니라 각자의 소소한 사정에 귀 기울여주는 하느님의 마음을 담고자 성전에 주요하게 사용된 곧은 선들에 곡선을 더해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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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작품(세상의 빛, 1200, 다이크로익 유리, LED조명)/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소 성전 경당의 문손잡이 좌, 우 대칭 반구의 형태로 문이 완전히 닫혔을 때 그 중심에 십자가가 드러나게 된다. 문이 닫혔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십자가는 주님의 현존을 만나고자 찾아온 이가 마주해야 할 감실의 침묵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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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작품(침묵, 580,월넛, 브론즈)/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소성당 경당의 부활하신 예수님상은 손을 들어 평화를 기원하며, 세상 끝날 때까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하신 예수님의 축복이 온 세상에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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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전 내부/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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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전 안의 예수부활 십자가, 박성환 작품(부활하신 예수님 500x2200mm, 브론즈)/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성모동산은 성모님의 발아래 모든이가 바치는 로사리오 기도를 형상화하였다. 큰 유리구슬 6개와 각각의 큰 유리구슬 사이에 배치된 작은 구슬 3, 그 안에 표현된 형이상학적인 형상들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온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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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원 작품(어머니의 뜰, 140 6, 90 12, 색 유리, , LED조명, 특수필름)/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대성전 옆에 마련된 사색 마당은 누구든지 이 길을 거닐며 주님이 가신길을 묵상케 하는 곳이며, 사색 마당의 십자가의 길은 동과 유리로 만들어졌다. 동 주물은 예수님이 쓰신 가시관으로 십자가의 수난을 상징하고 가시관이 품은 유리구슬은 각 처의 의미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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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원 작품(십자가의 길, 470x350x1100mm 14개 동, 대리석, 색 유리, LED조명, 특수필름)/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하늘의 문은 빛나는 구름속에서 너희는 그의 말을 믿어라고 하신 하느님의 음성이 울려 퍼짐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만나는 때 회오리 바람과 빛나는 구름을 형상화한 첨탑 위의 모습은 이 성전 역시 그 분의 현존을 만나는 곳임을 드러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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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환 작품(하늘의 문, 1200x1500mm, 브론즈)/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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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환 작품(하늘의 문, 1200x1500mm, 브론즈)/사진촬영=사진작가 유재형>   

 

지금까지 성전의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 외에 새 성전 축성식에 맞추어 성당설립 50주년 맞이 사진 전시회와 초 공예 작품전시회(회장 태영숙 수산나), 신자들의 신구약 성경 필사본을 전시하여(교육분과 이숙희 엘리사벳) 간석2동 성당 역사와 신자들의 신앙심 표현의 모습을 한 달간 전시회가 지하 1층에서 함께 한 달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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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설립 50년을 준비하는 사진전시회/사진촬영=국제투데이뉴스 박재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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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전례에 사용되는 초 공예작품/사진촬영=국제투데이뉴스 박재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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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의 신앙심의 표현인 성경 신, 구약 필사본 전시회/사진촬영=국제투데이뉴스 박재빈기자> 


지금까지의 건축물들을 보면 외관이 아름답거나 실용적인 건축이 주가 되었지만, 간석2동 성당은 김성휘 요셉 주임 신부님과 김지연(마리스텔라)작가의 고심이 잘 드러난 건축물로 태어나게 되었으며, 이 건축물은 남동구뿐만 아니라 인천을 넘어 교회 건축물의 대표성을 지닌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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