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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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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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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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나서 반갑습니다. 선생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분청사기장 명장 무석 이용강입니다. 현재 무석도예연구소 대표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사단법인 한국무형문화교류협회 이사장을 하고 있습니다.


Q. 명장이라는 호칭에 걸맞은 경력을 갖고 계신 듯합니다.


저는 홍익전문대학에서 도예에 입문하였으며 일본 오사카예술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왕립 대학원대학에 수학하러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조선 500년 역사상 단절된 청자 문화를 되살리는 일에 평생을 바친 ‘해강유근영선생’에게 사사하였고, 중국 쓰촨성 청두시 사천 미술청 초대 개인전, 일본 가와사키시 우라센케초청 국제 교류 센터 개인전/사우디아라비아 왕실 문화교류 초대 개인전을 열었고, 충북 청원군에서 청주요 설립과 무석도예연구소를 개관했습니다.


Q. 분청사기에 대해 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40년 이상 도예 인생을 걸으면서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자기는 분청사기입니다. 분청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려말 나라가 어려워지고 정치가 혼란해지면서 청자 문화도 같이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조선이 들어서면서 불교에서 유교로 전환되고 자기의 색깔도 청에서 백으로 변화됐는데 이 과정에 분청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초기 분청은 청자 쪽에 가까웠고 이후 점점 백자 쪽으로 색이 변화했습니다.


청자에서 백자로 옮겨간 것이 한 번에 바뀐 것이 아니라 150년의 기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바뀐 것이라서 청자가 가지고 있는 기법과 백자의 회화기법도 다 분청에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분청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특히 분청은 상당히 소박하고 서민적이며 자유분방합니다. 이런 특징이 분청의 매력이며 특히 일본인들이 분청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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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제기 세트 (이용강 명장 작품)

하지만 지금까지도 완전한 청자 재현을 해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제대로 된 옛것의 연구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비취색 고려청자는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고려청자 천하제일이라고 극찬했듯이 유약은 투명하고 얇으며 태토 속에서 우러나온 빛깔이 옥과 같은 색을 내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청자는 고전을 공부하지 않고 편리한 대로 잘 빚어지고 말리거나 구울 때 깨지지 않는 흙을 조합해 사용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태토가 희어지고 그것을 청자색으로 내려면 유약에 푸른색 안료를 잔뜩 넣어 두껍게 바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옛것의 재현으로부터 멀어져 있던 것입니다.


저는 바닷가에 청자 도요지가 분포돼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문헌과 구전을 통해 바닷가 흙이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십차례 실험을 거쳐 청자를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되어 그 기술을 인정받게 됐으며 한국 무형문화유산 도자기 부문 명장으로 지정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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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이사장을 맡고 계신 한국무형문화예술교류협회란 단체는 어떤 곳인가요?


사단법인 한국무형문화예술교류협회는 전국에 산재해 계신 무형문화재 예·기능 보유자를 비롯하여 전통무형문화예술과 관련된 분들의 상호교류를 통해 무형문화예술을 발전시키며, 해외 교류를 활성화하여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새로운 문화트렌드와 융합하여 위대한 「한」문화의 창조에 이바지함을 그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무형문화유산은 우리나라에 세대 간에 전승되어 온 무형의 문화적 유산입니다. 전통적 공연과 예술, 공예, 미술 등에 관한 전통기술, 한의약, 농경, 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 구전 전통 및 표현 의식주 등 전통적 생활관습, 민간신앙 등 사회적 의식(儀式), 전통적 놀이, 축제, 기예 및 무예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대한민국의 유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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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음악 등 문화계에서 세계적인 한류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 부탁드립니다.


30년 전 일본 유학 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중고 방송용 카메라 8천만 원하던 시기에 프로덕션을 하던 친구가 카메라 구입 차 일본에 왔다가 '우리나라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일본을 못 따라간다'라고 저에게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당시 '우리는 일본을 20년 안에 따라잡고, 30년 이후가 되면 일본을 뛰어 넘는다'라고 확신을 하고 말을 했습니다.


이유는 도예를 전공한 저로서는 우리나라가 문화적 저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우리는 일본을 가르쳤습니다. 부인하고 싶어도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는 그들의 스승입니다. 일본은 단지 메이지유신으로 서구화가 조금 빨랐을 뿐입니다. 한글, 한복, 음식, 춤, 노래 뿐 아니라 다양한 우리의 무형문화예술이 앞으로 전 세계에서 좋아하는 것들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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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무형문화유산 장인으로 인정되신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신가요?


현재 77분이 무형문화유산 명장·명인 타이틀을 갖고 계십니다. 이분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 지식, 기능 또는 예능 등을 전형(典型)대로 체득하고 실현·강습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본회의 심사를 거쳐 인정된 분들입니다.


10개 부문, 65개 종목에서 명인과 명장을 인증하고 있습니다. 음식·음료/전승공예/약용문화/무예/국악/퓨전 음악: 난타(북놀이) 외 기타 퓨전음악 등/연극/무속: 굿·사주(四周)·점(占) 등/전통놀이:연날리기·줄타기·탈춤·길쌈놀이·골패 등/회화 10개 부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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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협회 이사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체험 학습 및 우리 것을 알리는 교육 활동입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케이팝, 케이뷰티, 케이푸드를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도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수십 년간 일본과 미국, 중국 등을 다니며 개인전과 기념전을 열여 우리 도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도예 전도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평소 어학 공부를 좋아해 일본어, 영어와 중국어 등 4개 국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 작업실에는 외국인 수강생이 많습니다. 저는 단순히 도예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한국 예술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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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향후 계획하고 계신 활동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나 작품에 대한 투자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무형문화예술교류협회에서는 한-명품공예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과 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는 명인과 명장의 작품에 대한 판매를 대행하고, 필요 시 작품 대여를 통하여 누구나 쉽게 문화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일반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근간 명인, 명장 전문 온라인 몰도 열어 더 쉽고 가깝게 다가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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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우리 문화가 얼마나 훌륭한 문화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볼 때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소위 돈이 안 되니까 안 하는 것입니다. 단언컨대 우리의 전통문화는 향후 돈이 될 것이며, 세계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문화란 아는 만큼 보이고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남은 도예 인생을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또한, 전통문화 계승이라는 것은 선조들의 창조적인 정신을 소중히 이어받아 후손들이 더욱 노력하여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것을 가지고 세계에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연구, 발전시키는 것이 곧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며, 지금 전 세계가 열광하는 독창적인 코리아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본 기사는 이용강 한국무형문화교류협회 이사장님의 프리즘 랩의 인터뷰 내용을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https://content.v.daum.net/v/cRLfwHdU2r?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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