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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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공범들 첫 재판…최순실 “범죄 사실을 모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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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공범들 첫 재판…최순실 “범죄 사실을 모두 부인”

-첫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수용자번호 '628번' 달고 재판-

<최순실씨가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방송뉴스통신사>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최순실씨가 가슴에 수용자번호 '628번' 달고 19일 열린 첫 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으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쳐 향후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최씨는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그러나 수용자 번호 628번을 단 밝은 연두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타났다. 최씨가 수용자복 차림으로 공개석상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며 "독일에서 왔을 때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새벽까지 많은 취조를 받았다. 이제 재판에서 정확한 걸 밝혀야 할 거 같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도 "검찰의 공소사실 중 8가지가 대통령과 공모했다는 건데,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전제가 되는 공모가 없기 때문에 죄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포스코 계열 광고사 지분 강탈 시도, 더블루케이의 연구용역 사기 미수 혐의, 증거인멸 혐의 등도 모두 부인했으며 이 변호사는 특히 검찰이 최씨 소유로 결론 내린 태블릿PC를 최씨 사건의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현재 이 태블릿PC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된 정 전 비서관 사건의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된 상태다.


이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과 안 전 수석의 업무용 수첩도 감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이에 "다음 기일까지 증거신청이 필요한 이유를 좀 더 자세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 재판부는 "서류 증거는 '실물화상기'에 비춰 진행하는 등 실질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안종범 수첩'에 관해서도 "감정까지 필요한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직접 법정에서 내용을 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재판에 안 전 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나오지 않았으며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대통령 얘기를 듣고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전달하는 차원에서 말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대통령이 직접 안 전 수석에게 재단 이사와 임원진 명단까지 알려줬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연락을 취했더니 그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첫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방청객들이 앉아 있다. / 사진제공=한국방송뉴스통신사>

최씨에 대해선 "정윤회씨 부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혹시나 싶어 정 전 비서관에게 '비선실세가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정씨가 '절대 없다'고 했다. 안 전 수석이 이 말을 믿고 대통령의 방침을 믿고 임원들에게 연락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전 비서관 측은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 검찰에서도 자백하는 취지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공모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대목도 "대체로 인정한다"고 진술했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공판준비기일도 같은 재판부에서 뒤이어 열렸으며 차씨 측 변호인은 차씨가 운영한 아프리카픽쳐스 회사 자금 횡령만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을 이날 법정에 나온 송 전 원장도 검찰이 기소한 범죄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호인들이 기록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고 해 29일 시차를 두고 다시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특히 이날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며 최씨와 안 전 수석은 작년 10월과 올해 1월 출범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50여개 대기업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 측에 공무상 비밀 47건을 포함해 180여건의 청와대·정부 문서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으며 차씨는 최씨 등과 공모해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를 인수하려던 중소 광고사 대표 한모씨에게 지분을 내놓으라고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강요미수) 등으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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